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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온 인포
    카테고리 없음 2014. 7. 31. 18:41

    2014년 8월 2일

    부산 스포츠 온리전

    주1


    하이큐!!!!!!!!!1

    카게야마!!!!!!!!!!!!!!!!!! 오이카와!!!!!!!!!!!!!!!!!!!!!!!!!!!!!!!!!!!

    중학 시절 합숙가서 산 타는 이야기

    소설

    14p

    배포배포


    아래는 샘플


    --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여름 산의 밤. 카게야마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걸 느끼며 거친 흙길을 걷고 있었다. 눈앞에는 옅은 손전등빛과 그걸 반쯤 가로막은 뒷모습이 카게야마보다 앞서 있었다. 그 뒤를 쫓아가며 카게야마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자신의 말을 듣질 않는다고. 뭘 해도 무시하고 도망치고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건지, 그 이유를 카게야마는 알 수 없었다.

     

    ***

    키타가와 제1중학교 배구부는 여름마다 합숙을 갔다. 학교를 떠나 낯선 시골에서 오로지 연습만 하는 합숙이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카게야마는 이런 곳에 처음 와봤다. 선배들, 동기들과 같이 하루 종일 배구만 하는 곳. 정해진 시간에만 코트에 설 수 있었던 평소와는 달리 여기에서는 실컷 공을 만져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카게야마에겐 천국이 따로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해가 진 뒤 피곤하다고 나가 떨어져도 카게야마는 지치지도 않고 혼자 연습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혼자는 아니었다. 딱 한 명 자신과 비슷하게 남아있는 선수가 있었다. 모두가 빠져나간 체육관 혼자 선 카게야마의 옆으로 다가와

    오늘도 남아서 연습하는 거야? 독하네, 토비오쨩.

    비꼬며 카게야마와 같은 공을 들고 코트에 서는 사람. 주전 세터인 오이카와 토오루였다. 아무 생각 없이 카게야마가 선배도 마찬가지잖아요. 말하면 오이카와는 내 연습은 네 연습과 다르다고. 짜증 냈다. 카게야마는 할 말이 없었다. 오이카와의 말이 맞았으니까. 그는 카게야마보다 훨씬 더 실력이 있는 선수였다. 카게야마가 중학교에 왔을 때 이미 현 내 최고의 세터자리에 있었을 만큼. 그럼에도 스스로의 한계점을 넘기 위해 늘 남아서 연습을 했다. 자신은 그런 오이카와를 따라잡기 위해 연습을 하는 사람이었다. 높이 있는 자와 그걸 쫓아가는 자. 거기엔 많은 차이가 있지. 오이카와도 그걸 알고 있었다. 다만 누가 쫓는 자인가에 대한 생각은 카게야마와 달랐다. 어쨌든 카게야마의 눈에 오이카와는 넘어야 할 대상이자 자신에겐 없는 기술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서브에서. 공을 올리고, 뛰고, 치는 순서만 놓고 보면 당연한 일들을 카게야마는 오이카와처럼 하지 못했다. 본대로 움직여도 몸이 맞지 않았다. 이건 카게야마에게 아주 드문 일이었기 때문에 카게야마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점프 서브 가르쳐 주세요.

    오이카와에게 부탁했고 그 때마다 오이카와는

    싫어. 내가 왜 너한테 그걸 가르쳐줘, 멍청아.

    무시하며 카게야마를 놀렸다. 평소 때나 합숙 때나 늘. 카게야마는 그런 오이카와가 이해되지 않았다. 가르쳐 준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적도 아니고 같은 팀인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 이유를 카게야마는 알 수 없었다. 카게야마이기 때문에 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 카게야마는 단순히 오이카와가 성격이 나쁜 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 꺾이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카게야마는 오이카와를 계속 따라다녔다. 특히 이렇게 둘만 남은 시간에는 더. 서브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묻고, 싫다는 대답을 기계처럼 들었다. 여기까진 언뜻 평소와 같다. 그러나 이 시간엔 보통 때완 조금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좀 더 가까이서 오이카와의 서브를 관찰할 수 있는 것. 물론 대놓고 다가가면 싫어하니까, 오이카와가 연습에 한창일 때 몰래. 옆으로 가. 카게야마는 그의 연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동작 하나하나를 남김없이 잡아들였다. 공을 올리는 손과, 내딛는 다리와, 젖혀지는 팔과, 도약하는 몸을 카게야마는 끈질기게 눈으로 빨아들이고 머릿속에서 천천히 녹여냈다. 받아들인 그 모습대로 되는 걸 상상하며 카게야마는 매일 밤 공을 올렸다. 생각 안에서는 점점 가까워지는데 몸에는 여전히 틈이 남아있는 것에 카게야마는 언제나 답답함을 느꼈다.

    그렇게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연습을 카게야마가 이어가던 중간이었다. 연습을 마치고 기숙사 로비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카게야마는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담력 시험을 한 대. 첫날 올랐던 산에서.

    담력시험, 이라는 말에 카게야마의 눈이 빛났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카게야마가 직접 해보는 건 처음이었다. 두 명이서 한 조로 간다고. 그걸 정하기 위한 제비가 카게야마의 앞에도 왔다. 카게야마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손을 뻗었다. 집어든 종이에는 자기도 익히 아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읽는 것 대신 카게야마가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 사람은 이쪽은 신경도 안 쓰고 친구들과 떠들고 있었다.

    그래서 불렀다.

    오이카와 선배.

    ?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카게야마를 찾지 못한 것 같았다.

    뭐야 너 오이카와냐?

    .

    ? 내가 뭐?

    너 카게야마랑 같은 조래.

    , 내가? 토비오쨩이랑?

    그제서야 눈이 마주쳤다. 상당히 띠꺼운 표정이었다.

    왜 나야?

    카게야마가 널 뽑았으니까겠지.

    진짜 싫네.

    애도 아니고 무슨, 이와이즈미의 말에 오이카와는 애는 내가 아니라 토비오쨩이잖아. 불평했다. 그리고는 불쾌한 기색으로 자신을 내려다 봐서 카게야마는 조금 움찔했다. 짝이 다 정해지고 바깥으로 나갈 때에도 오이카와는 카게야마를 두고 혼자 가버렸다. 그런 오이카와를 쫓으며 카게야마는 역시 성격 더러워. 생각했지만 설레는 마음은 막을 수 없었다.

    규칙은 간단했다. 두 사람이 산을 올라 정상에 제대로 도착하는 것. 함정이나 분장 같은 건 없다는 말에 누군가가 그럼 그냥 등산이잖아, 말하자 앞에 선 선배는 그렇게 쉽진 않을 거라고 받아쳤다. 산으로 들어가면 한치 앞도 안보일거야. 게다가 갈림길이 많아서 한번 길을 잘못 들면 몇 시간은 걸릴걸. 작지만 홀리기 쉽다고 여기서는,

    도깨비산이라고 부른다던데.

    도깨비산, 하고 카게야마는 중얼거렸다. 그래서 되도 않는 담력시험이구만. 이와이즈미가 말하자 뭐 어때, 이런 것도 재밌잖아. 선배는 대답했다. 그리고 이거 하자고 조른 건 오이카와니까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마라. 카게야마는 그 말을 듣고 오이카와를 쳐다봤다. 오이카와는 웃으며 이와이즈미에게 설마 이와쨩 무서운 거야? 놀리고 있었다. 하나도 안 무섭거든. 너나 나중에 겁먹고 우는 거 아니냐? 이와이즈미가 말해도 오이카와는 무서워지면 나 불러, 이와쨩. 바로 달려갈 테니까. 싱글거렸다. 빡친 이와이즈미를 주변 선배들이 말리느라 주변이 잠깐 소란스러워졌다. 카게야마는 옆에서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본격적인 담력대회가 시작되었다. 조마다 조금씩 간격을 두고 출발하면서 오이카와와 카게야마는 순서를 기다렸다. 카게야마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만에 하나 정말로 도깨비에게 홀리면 어떡하지? 정상에 도착하지 못하면 어쩌지? 오이카와 쪽을 쳐다보니 이 사람도 손전등을 휘휘 돌리는 게 나름 신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자신과 눈이 마주친 순간 또 얼굴에 손을 얹고 약을 올려서 카게야마는 울컥했다. 곧이어 두 사람에게도 출발신호가 떨어졌다. 오이카와가 앞에, 카게야마가 뒤에서 일렬로 나란히 둘은 산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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